온디바이스 AI·국산 단말 전략, 지금 체감되는 변화는 왜 다를까
스마트폰이 내가 뭘 하려는지 먼저 알아채는 순간이 늘었습니다. 편하긴 한데 한쪽에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 정보, 서버로 다 올라가는 거 아닌가?"
그 불안이 정확히 온디바이스 AI가 파고드는 자리입니다. KDI 경제교육에 따르면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시장은 2024년 148억 달러에서 2034년 1,741억 달러로, 10년 만에 12배 성장이 예상됩니다. 지디넷코리아도 2026년을 이 시장의 '골든 타임'이라 표현했습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이 흐름이 이미 우리가 매일 쓰는 기기 안에서 시작됐다는 점입니다.

왜 이번 AI는 다르다고 느껴지는가
기존 AI 기능은 대체로 "질문 → 서버 처리 → 응답" 구조였습니다. 네트워크 상태에 따라 느려지고, 민감한 데이터가 외부로 나간다는 불안이 항상 따라붙었죠.
Google Vertex AI Search가 정리한 것처럼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기기 안에서 직접 AI를 돌리는 방식입니다. 번역, 요약, 맥락 기반 추천이 기기 안에서 바로 처리되면 응답이 빠르고, 인터넷이 불안정해도 기능이 유지됩니다. 사용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AI가 더 똑똑해졌다"보다 "덜 불안하고 더 즉각적이다"에 가깝습니다. 개인 일정, 대화 맥락, 사용 습관처럼 사적인 정보가 기기 바깥으로 덜 나간다는 감각은 생각보다 크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가 왜 단말 전략과 연결되는지가 다음 질문입니다.
국산 단말이 중요한 이유
온디바이스 AI는 앱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칩 설계, 전력 효율, 메모리, 운영체제가 함께 맞물려야 실제 경험이 좋아집니다. 단말을 만드는 쪽이 반도체와 AI 최적화를 동시에 끌고 가면, 그게 바로 차별화입니다. "AI 기능 하나 추가"가 아니라 기기 전체를 AI 중심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2026년부터 5년간 1조 원을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공동개발과 상용화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주력 제조기업과 팹리스 협력을 통해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향인데, 이는 단말 경쟁력과 부품 경쟁력이 분리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읽힙니다.
"국산이 곧 우위"라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지금 시장은 칩과 기기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쪽이 유리해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실제 기업들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보면 그 방향이 더 뚜렷해집니다.

삼성과 LG, 같은 전략 다른 전장
스마트폰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선명한 사례입니다. AI 매터스 보도에 따르면 삼성은 갤럭시 S24 시리즈에 온디바이스 AI를 본격 탑재했고, 2026년 갤럭시 S26에서는 사용 맥락을 분석해 먼저 제안하는 기능들로 'AI 에이전트폰' 흐름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능 이름보다 방향이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명령해야 움직이는 AI에서, 기기 안에 쌓인 맥락을 읽고 먼저 돕는 AI로 바뀌고 있습니다.
가전에서는 LG전자의 접근이 다릅니다. LG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LG는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칩 'DQ-C'와 가전 전용 OS를 기반으로 '공감지능'을 구현하고 있으며, CES 2025에서 온디바이스 AI 허브 프로토타입도 공개했습니다. 상용화 범위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AI가 스마트폰 밖으로, 생활 공간 전체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삼성은 손 안에서, LG는 집 안에서.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둘 다 "기기 전체를 AI 중심으로 설계한다"는 같은 전략을 공유합니다. 그렇다면 이 흐름에서 사용자에게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건 무엇일까요?
사용자에게 실제로 달라지는 세 가지
첫째, 반응 속도입니다. 서버 왕복 없이 기기 안에서 처리되면 짧은 번역, 요약, 맥락 기반 제안이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기다렸다가 받는 기능"이 아니라 "쓰는 흐름을 끊지 않는 기능"이 됩니다.
둘째, 데이터 보호입니다. Mondrian AI는 온디바이스 AI가 GDPR, 한국 AI 기본법 등 개인정보 보호 규제 대응에 유리하다고 짚었습니다. 규제를 매일 체감하지 않더라도, 내 일정·대화·습관이 기기 밖으로 덜 나간다는 감각만으로 충분히 달라집니다.
셋째, 오프라인 내성입니다. 지하철, 해외, 와이파이가 불안정한 곳에서도 기능이 유지되는 경험은 생각보다 큽니다. 특히 번역, 음성 처리, 개인 비서형 기능에서 이 차이는 바로 납니다.
기기 교체를 고민한다면 이것만 확인하세요
온디바이스 AI는 매력적이지만 공짜가 아닙니다. 칩, 메모리, 전력 효율이 받쳐주지 않으면 같은 기능 이름이라도 체감이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주의: 스마트폰·노트북은 부품 교체가 어려운 기기라 현재 하드웨어가 기준에 못 미치면 새 AI 경험을 충분히 누리기 어렵고, 이 흐름은 교체 주기를 생각보다 빨리 당길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은 네 가지입니다.
- AI 기능이 클라우드 보조형인지, 기기 단독 실행이 가능한지
- 최신 칩셋·메모리 구성이 실제 AI 기능 유지에 충분한지
- 내가 자주 쓰는 기능이 번역, 요약, 사진, 음성 중 어디에 가까운지
- AI 기능 추가로 기기 가격이 얼마나 올라갔는지
온디바이스 AI에 가장 큰 만족을 느낄 사람은 클라우드 업로드가 꺼려지거나, 번역·음성 기능을 자주 쓰거나, 네트워크 상태와 무관하게 빠른 반응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반대로 AI 기능을 가끔만 쓰고 현재 기기에 큰 불만이 없다면, 1세대 프리미엄을 굳이 먼저 지불할 이유는 크지 않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AI가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매일 쓰는 장면에서 그 AI가 실제로 시간을 아껴주느냐"입니다.
경쟁의 갈림길은 설계력입니다
2026년은 온디바이스 AI의 장점이 실제 제품 전략으로 굳어지는 시점입니다. 삼성은 스마트폰에서, LG는 가전에서, 정부는 반도체 생태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이 방향을 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AI를 붙였는가"보다 "누가 기기 전체를 AI에 맞게 설계했는가" 에서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기기 교체를 고민 중이라면, 광고 문구보다 내가 매일 쓰는 장면에서 어떤 AI 기능이 실제로 흐름을 바꿔주는지부터 따져보세요. 그 기준 하나면 이번 흐름은 훨씬 단순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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